오늘 저녁때 퇴근을 하고나서 내가 입학했던 - 중간에 본의 아니게 전학을 갔기때문에 졸업은 다른 곳에서 했다 - 국민학교에 가 보았다.
학교 교문앞으로 그렇게 길게만 느껴지던 곧은 골목길이 몇걸음 걷고나서 바로 학교 정문이라는 것을, 그래서 내가 이만큼 컸다는 것을 새삼느꼈다.
지는 노을을 한아름 받아들이고 있던 국민학교.
지금은 초등학교로 바뀌었지만.
참으로 놀랐던 것은 그 학교 건물이 내가 기억하고 있던 건물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좁아진 운동장, 짧아진 골목, 낮아진 담장...
그러나 학교 건물만은 나의 기억속의 건물과 다르지 않게 예전의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이걸 기뻐해야 하는지 슬퍼해야 하는지...
어떻든간에 내 기억의 모습이 남아있는 학교는 기분이 좋았다.
내 안의 어딘가에도 그때 그 어린아이의 순수함이 남아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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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월 15일에 썼던 글.